추정가격이 5,000만 원을 초과함에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된 용역계약의 효력 및 위 용역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부정되는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46777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1. 6. 선고 2024가단5467773 판결(약정금) : 확정
【기초사실】
1) 원고는 피고 조합과 사이에 주택재개발정비 사업과 관련하여 피고가 신고·납부한 국세 및 지방세에 대한 신고자료 및 적정성 검토, 조세 과·오납에 대한 불복 전략 수립 및 대응 방안 마련, 피고가 납부한 조세 관련 환급업무(경정청구, 구제신청 등)와 조세불복(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대리업무와 관련하여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
2)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한 보수는 다음과 같다.
제4조 (용역에 대한 보수)
1. 본 계약과 관련하여 “갑”이 “을”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수는 일체의 착수금 없이 “을”이 제2조의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한 결과에 대한 성공 보수로 한다.
2. 제1항의 성공 보수의 계산은 “을”이 수행한 위임업무의 결과로 인하여 “갑”이 관세관청으로부터 환급받는 금액(환급 가산금 포함)의 35%로 한다. 단, 보수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별도로 한다.
3)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세무·회계 용역계약에 따라 피고가 관할 과세관청에 기 납부한 취득세 등이 잘못 산출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일부 환급을 구하는 취지의 ‘지방세 과세표준 및 세액 등의 결정 또는 경정청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법으로 기 납부 세액 환급 용역 업무를 수행하였다. 관할 관청은 기 부과된 지방세의 오류를 인정하고, 피고가 기 납부한 위 지방세(취득세 및 이에 기초한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중 합계 253,879,670원을 환급하는 결정을 하고, 위 결과를 통지한 후 이를 환급하였다.
【판시사항】
추정가격이 5,000만 원을 초과함에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된 용역계약의 효력 및 위 용역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부정되는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1) 구 도시정비법(2017. 8. 9. 법률 제148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11조(시공사의 선정 등)에서 시공사 선정에 관해서만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해야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2017. 8. 9. 개정을 통해 제29조(계약의 방법 및 시공사 선정 등) 제1 내지 3항을 신설하여, 시공사 선정 외에도 계약(공사, 용역, 물품구매 및 제조 등을 포함)을 체결할 때에는 일반경쟁에 부치도록 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지명입찰이나 수의계약이 허용되도록 정하였다. 위 개정의 이유를 살펴보면, '정비사업의 조합임원이 용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비리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정비사업의 상당수 용역을 제한경쟁이나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업체를 선정하고 있어 업체 간 공정한 경쟁이 어려운 상황임.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공사나 용역 등 계약 시 일반경쟁 입찰을 확대하는 등 미비점을 개선하려는 것'이라는 취지이다.
이와 같은 도시정비법 조문의 문언 및 개정이유를 볼 때 여기에서 말하는 '계약'이 반드시 공사와 관련된 계약으로 제한된다고 해석할 수 없고, 조합의 투명한 운영을 위하여 원칙적으로 모든 계약을 일반경쟁에 부치도록 하되 계약규모가 작은 경우 등에는 예외를 허용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 역시 도시정비법 및 그 시행령의 제한이 적용된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경우 '추정가격'의 산정이 가능한지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나, 이 사건 용역계약은 '피고가 이미 신고하여 납부한 국세 및 지방세'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여 과·오납된 금액이 있을 경우 불복을 통해 환급받는 것에 국한되어 있으므로, 위 기납부 국세 및 지방세액 상당액을 일응의 기준으로 삼아 35%의 성공보수 금액을 산정하여 추정가격을 계산함이 상당하고, 그 액수가 도시정비법 시행령이 정한 5,000만 원의 기준을 훨씬 상회함은 분명하다.
이 사건 용역계약은 그 추정가격이 5,000만 원을 초과함에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되었으므로, 도시정비법 제29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 도시정비법이 제29조 제1항에 따른 계약의 방법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추진위원장, 전문조합관리인 또는 조합임원에 대하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벌칙 규정을 두고 있는 점(제136조 제1호), 앞서 살펴본 도시정비법의 개정 취지를 볼 때 위 규정을 위반하여 체결된 계약의 효력을 인정한다면 조합원 간의 분쟁을 유발하고 그 계약 상대방 선정 과정의 투명성·공정성이 침해됨으로써 조합원들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 도시정비법 제29조 제1항 본문은 강행규정으로서 이를 위반하여 경쟁입찰의 방법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용역계약은 당연히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4다6134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은 그 효력이 없다.
2)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의 내용인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는다'는 것은 이미 현실적으로 타인의 재산으로 귀속되어 있는 것뿐만 아니라 당연히 타인의 재산으로 그자에게 귀속되어야 할 재산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 즉 타인이 당연히 취득하였을 재산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의 재산을 증가시키지 못한 경우에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당연히 자기의 재산으로부터 지출되어야 할 출비를 면하였거나 본래 부담하여야 할 채무를 부담하지 않게 된 경우와 같이 당연히 재산의 감소가 될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감소를 면함으로써 발생하는 재산의 소극적 증가의 경우에도 이익을 얻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71. 12. 14. 선고 71다1610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후 위 계약이 유효하다고 믿고 용역을 수행하여 취득세 경정청구서를 작성하여 구청에 제출한 점, 피고는 원고가 수행한 용역업무 부분에 관하여 다른 회계사나 회계법인 등에게 용역을 의뢰하거나 직접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이익을 얻은 점, 피고는 그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손해를 입힌 점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