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고수라 해도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잘못된 스윙을 고치기 위해 몇 시간  레슨을 받는데 이를 ‘원 포인트 레슨’이라 한다.

 

 

지난 2월에 통과될 예정이었던 도시정비법, 주택법 등을 오는 18일 ‘원포인트 국회’를 통해 개정한다는 것이다. 며칠전 체포된 김길태 사건과 관련한 전자발찌법 등 성폭행 관련 법안도 이번에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골프는 게임 며칠 전이라도 고수에게 잘못된 점을 교정받을 수 있지만, 국회는 이런 과정 없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지만 조언조차 필요 없으니 ‘기능이 구조를 결정한다’는 말처럼 입법 기능조차 퇴화되고 있다. 그러니 국토해양위 법안들은 ‘국토부가 입법기관이다’란 이야기가 헛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에서 두드러진 것은 공공관리제도와 정비관리업협회의 법정화 등이다. 그러나 가장 이슈가 되었던 점은  공공관리제도일 것이다.

 

 

입법예고 당시의 ‘공공관리자’제도를 살펴보자. 입법예고된 도시정비법 제28조의2에서 정비사업의 공공관리자 제도를 신설했다. 개정 취지에서도 밝혔듯이, 정비사업의 공공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정비계획 수립권자는 효율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수립 단계에서부터 LH공사 등, 신탁업자 및 한국감정원을 공공관리자로 지정해 업무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대외적인 책임과 권한은 지정권자에게 있지만, 공공관리자는 지자체의 장을 대행해 정비업체의 선정에 관한 사항,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시장·군수는 공공관리자의 사업관리에 드는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개정안 제28조의2, 신설).

 

 

현재 LH공사 등은 주거환경개선사업 외에도 수십억원을 지원한 재건축사업이나 도시재생사업의 경우도 손을 뗌으로써 기 선정된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들을 싸잡아 그동안 지지해 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지난해 2월 6일, 4월 22일, 5월 27일 개정된 법안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시행된 공공관리제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민간업체인 신탁업자까지 공공관리자로서의 업무를 취급토록 하면서, 지자체장의 업무인 정비업체의 선정, 설계자·시공자 선정지원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지자체가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타인에게 미루는 것으로, 애초 집행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이달 18일 개정안에서는 말썽 많은 ‘공공관리자’ 대신에 ‘위탁관리자’란 용어를 대신하면서, ‘지자체의 장을 대행’한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개정안에서는 ‘공공관리자제도’가 아닌 ‘공공관리제도’라고 말하고 있는 것도 이 이유이다. 또한, 위탁관리자가 담당하게 될 업무는 ‘추진위 또는 주민대표회의 구성을 위한 업무 지원, 정비관리업자의 선정(위탁관리자는 선정을 위한 지원),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방법 등에 대한 지원’ 등으로 비켜 나갔다.

 

 

문제점을 타파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조항도 있다.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시공자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기존건축물의 철거공사까지 포함토록 해 사업초기에 준동하던 철거업자의 활동을 저지할 수 있게 됐다.

 

 

용산참사 같은 사건이 발생해도 대형 건설사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못하고, 정비관리업체와 철거업체만 들먹거린 것은 누가 봐도 부끄러운 일이다.

 

 

추진위 또는 조합이 총회 의결을 거쳐 추진위 위원 또는 조합임원의 선출에 대한 선거관리를 「선거관리위원회법」 제3조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동안 추진위와 조합 등 2원적 구조로 선정했던 설계자도 추진위원회에서 가능토록 했다.

 

 

정비관리업협회의 법정화와 관련해서 시행령에서 규정해야 할 것은 관련업체와의 업무협약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정비사업의 ‘추진위와 조합임원’ 및 ‘정비관리업자’에 대한 교육에 국토부와 서울시는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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