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조합은 정비사업을 시행해 나가는 시행자(주체자)의 역할을 한다. 시행자가 되면 조합원에게 신규 주택을 분양해 주거나, 무자격자를 수용이나 매도청구를 통해 소유권을 강제로 빼앗는 권리도 갖게 된다. 이 때문에「도시정비법」시행 이전인 2003년 6월 30일까지는 조합으로의 선점을 위한 (가칭)추진위가 난립하고 비리로 연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도시정비법(이하 법)이 시행되면서 조합 이전인 구역지정 이후에 필수적으로 1개의 추진위를 구성, 구청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 추진위의 구성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해당 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재개발의 경우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자, 재건축의 경우 주택과 그 부속 토지를 모두 소유하는 자)의 과반수 동의를 얻어야 한다(법 제13조제1항).

 

 

이런 과정을 통해 추진위를 승인받게 되면,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업무와 이를 위한 설계자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하 정비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또한 추진위 구성에 동의한 자는 조합설립인가 전까지 별도의 반대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조합설립의 동의까지 인정받는 권능까지 부여받았다(동조 제2항). 이 외에도 추진위를 승인받아 활동하는 결정적 프리미엄은 이들 대부분 조합장 및 임원·대의원으로의 지위를 보장받는다는 점이다.

 

 

이 과정 속에서 추진위의 조직 구성과 활동에 대한 문제점과 역기능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필자는 그 대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정비구역 내의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에 의해 추진위를 승인받을 수 있지만, 그 구성 목적은 궁극적으로 조합설립에 있다. 문제의 첫 단추는 추진위 구성을 위한 동의는 가능하지만, 조합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 있어서 이를 계속 존속시켜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강남·서초의 일부 재건축사업에서는 대형과 소형아파트가 섞여 있어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재건축사업의 경우,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과는 달리 전체 동의율에 충족하더라도 한 동(棟)에서 그 요건(구분소유자의 2/3 및 그들이 소유하는 토지면적의 1/2 동의)을 충족치 못하면 조합설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가 사업을, 추진위가 존속한다고 해서 사회적 비용(?)을 계속 지출하면서 지속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추진위 구성조차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문제해결의 시작은 추진위 승인을 하면서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추진위 승인 이후 일정기간 내(예를 들어,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년 이내)에 조합설립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추진위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둘째는 추진위 구성에 대한 동의를 조합설립의 동의로 의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법령상 추진위 구성동의서를 언제까지 걷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 문제는 추진위 승인을 받고서도 계속해서 같은 동의서를 걷어 조합설립 동의로 의제받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 방법이 불가능하다면 승인 이후부터는 별도의 조합설립동의서를 받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조문정리를 해야 한다.

 

 

끝으로, 추진위 승인요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법 제16조제1항에서 요구하는 토지면적에 대한 동의는 어떻게 충족해야 하는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또한,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도 추진위 구성에 동의했더라도, 이를 그대로 의제받기는 어렵다.

 

 

이는 공동주택 재건축에서는 부대·복리시설과 동별 동의율을 별도로 충족해야 하는 데 이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지 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독주택 재건축사업 경우도 그 혼란은 덜하지 않다. 추진위 구성의 동의는 주택과 부속 토지를 소유한 자의 과반수 동의를 요하지만, 이를 의제받는 경우 그 대상자가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아무리 의제가 가능토록 규정했더라도, 인가권자가 법 제16조에 의한 조합설립동의율을 요구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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